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일을 넘어, 부모로서의 정체성과 삶의 균형을 시험하는 것 같아요. 깅붕년 교수의 관점을 바탕으로 육아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특히 심리적 요인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현대 부모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불안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봅시다. 사실 저는 이 블로그에서 육아와 관련된 얘기를 자주하는 이유는 제가 매일매일 다짐하며 아이와의 관계를 더 좋게 하기 위함이입니다.
깅붕년 교수의 분석: 육아의 불안정성
육아를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불안정성'입니다. 깅붕년 교수님은 "아이의 상태는 예측할 수 없고, 부모의 생활 리듬은 끊임없이 깨진다. 이로 인해 부모의 자아가 흔들리고 정서적 균형이 무너진다." 실제로 아이는 일정한 패턴 없이 수면, 식사, 감정 변화 등을 겪습니다. 이러한 비예측성은 부모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특히 신생아기와 영유아기의 부모는 일상생활에서의 통제력을 거의 잃게 됩니다. 하루하루 변하는 아이의 요구에 따라 모든 계획이 무너지고, 부모는 끊임없는 긴장 속에 살아갑니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간은 불안, 분노, 무력감 등의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경우 이 감정은 더욱 심화됩니다. 특히 육아휴직 중인 엄마들이 겪는 사회적 고립감은 자존감 저하와 우울감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아이와의 관계가 항상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육아의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아이가 울고 떼쓰고 고집부릴 때, 부모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에 빠지게 되고, 이는 자기 효능감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역할혼란: 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게
육아 과정에서 가장 큰 심리적 충돌은 '역할혼란'에서 발생합니다. 깅붕년 교수님은 부모 역할을 ‘전문적인 감정노동’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아이에게는 사랑과 인내, 교육과 돌봄을 끊임없이 제공해야 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억누르고 희생해야 한다는 현실입니다. 사회는 부모에게 완벽한 역할 수행을 기대하면서도, 정작 이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직장인 부모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이중의 정체성 혼란을 겪습니다. 회사에서는 전문성과 성과를, 집에서는 감정적인 안정성과 애정을 동시에 요구받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는 곧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서로의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간극으로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한쪽이 더 많이 육아를 감당하게 될 경우, 불균형은 불만과 피로를 누적시키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가 되기 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던 가치나 삶의 방식이 육아로 인해 크게 바뀌게 되면, 삶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육아는 단순한 노동 이상의 정체성 변화를 요구하며,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감정노동으로서의 육아: 사랑과 소진 사이
육아는 가장 숭고한 사랑의 형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깊은 소진을 동반하는 감정노동이기도 합니다. 깅붕년 교수님은 "육아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수없이 오가는 과정이며, 이는 신체적 피로보다 더 무거운 정신적 부담을 남긴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아이의 안전, 발달, 교육, 정서 관리까지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걱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모는 ‘감정 과잉 노동’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는 번아웃(burn-out)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육아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누적되면, 기쁨이나 만족보다는 의무감, 탈진감, 회의감이 앞서게 됩니다. 더욱이 부모 자신을 위한 시간이나 활동이 사라지면 ‘자아 소멸’에 가까운 심리적 공허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를 사랑하니까 괜찮잖아”, “엄마니까 참아야지”와 같은 말은 오히려 심리적 압박감을 더욱 키우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지만 힘든 것, 지치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 그 모순된 감정이 육아의 본질입니다. 이를 인식하고, 육아를 단순히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깅붕년 교수 역시 “육아는 한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강조합니다.
육아가 힘든 이유는 단지 신체적 노동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부모의 정체성과 감정, 인간관계 전반에 걸친 깊은 심리적 부담 때문입니다. 깅붕년 교수의 분석처럼, 불안정성과 역할혼란, 감정노동이 복합적으로 얽혀 부모를 지치게 합니다. 이제는 육아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인식 개선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 결코 틀리지 않았습니다.